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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녹음된 소리와 음악: ‘우주의 음악’을 듣다

by 노다쌤 2025. 2. 5.

 

우주에서 녹음된 소리와 음악: ‘우주의 음악’을 듣다

 

우주는 고요할까? 많은 사람들은 우주가 ‘진공’이기 때문에 소리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탐지하고 이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하는 기술을 통해 ‘우주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NASA를 비롯한 여러 연구 기관들은 행성, 블랙홀, 성운 등에서 발생하는 신비로운 전자기 신호를 음향으로 변환하여 공개해왔다. 그렇다면, 우주에서는 어떤 소리가 존재하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NASA가 공개한 우주의 소리와 그것이 음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탐구해본다.

 

1. 우주에서 소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1) 소리가 전달되는 원리

지구에서 우리가 듣는 소리는 공기와 같은 매질을 통해 전달된다. 소리는 압력파(음파)로, 분자가 진동하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퍼져나간다. 그러나 우주는 대부분 진공 상태이므로, 지구와 같은 방식의 ‘소리’가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없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녹음된 ‘소리’란 무엇일까?

 

(2) 전자기파를 소리로 변환하는 기술

우주에서는 다양한 천체와 현상에서 강한 전자기파(라디오파, 엑스선, 감마선 등)가 방출된다. 인간의 귀로는 직접 들을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이를 음향 데이터로 변환하는 ‘소닉 피케이션(sonification)’ 기법을 사용하여 들을 수 있는 주파수로 변환한다.

이 과정에서 전자기파의 변동이 음높이(주파수)와 강약(진폭)으로 변환되며, 결국 우리가 들을 수 있는 형태의 ‘우주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2. NASA가 공개한 우주의 소리

NASA와 여러 연구 기관들은 다양한 천체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신호를 수집하고 이를 음향화하여 공개해왔다. 여기에는 블랙홀, 행성, 성운 등에서 방출된 신호들이 포함된다.

 

(1) 블랙홀의 소리: 페르세우스 은하단의 중력파

NASA는 2022년, 페르세우스 은하단(Perseus Galaxy Cluster)에서 감지된 초거대 블랙홀의 음향 데이터를 공개했다. 과학자들은 이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압력파를 수집하고 이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로 변환했다. 결과는 마치 공포 영화에서 나올 법한 깊고 으스스한 울림이었다.

이 소리는 은하단 내 가스를 통해 전파되는 압력파를 바탕으로 변환된 것이다. 원래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이지만, 57옥타브나 높여 변환한 결과, 우리는 블랙홀의 중력파가 만들어낸 신비로운 음향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2) 태양계 행성들의 전자기파 소리

NASA의 보이저 1호와 2호(Voyager 1 & 2)는 1977년 발사되어 태양계를 탐사하며 각 행성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신호를 수집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소리로 변환하여 ‘태양계의 음악’으로 만들었다.

목성(Jupiter):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목성은 강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이를 변환한 소리는 거친 노이즈와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특징이다.
토성(Saturn): 토성의 고리는 작은 입자들이 충돌하면서 특유의 전자기파를 만들어낸다. 변환된 소리는 부드러운 파동과 낮은 톤의 울림이 특징적이다.
천왕성(Uranus) & 해왕성(Neptune): 이 두 행성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전자기 활동이 미묘하지만, 감지된 신호는 신비로운 윙윙거리는 소리로 변환되었다.

(3) 초신성과 성운의 소리

허블 우주망원경(Hubble)과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Chandra X-ray Observatory)은 초신성과 성운에서 방출되는 전자기 신호를 감지했다.

게 성운(Crab Nebula): 빠르게 회전하는 펄서(pulsar, 중성자별의 일종)가 강한 자기장을 형성하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이를 변환한 소리는 마치 빠른 전자음처럼 들린다.
초신성 잔해(Supernova Remnants): 별이 폭발한 후 남겨진 잔해에서는 강력한 전자기파가 방출되며, 이를 소리로 변환하면 웅장하고 강렬한 울림이 느껴진다.

3. 우주의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변환한 우주의 소리들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음악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1) 우주의 소리와 음악의 공통점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변환된 우주의 소리들은 리듬, 주파수 변화, 하모니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블랙홀의 소리는 깊고 낮은 베이스 톤을 가지며, 펄서에서 변환된 소리는 빠른 템포의 반복적인 리듬을 형성한다.

 

(2) 우주의 소리를 활용한 음악

일부 음악가들은 NASA가 공개한 우주의 소리를 샘플링하여 음악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장 미셸 자르(Jean-Michel Jarre): 전자음악의 거장인 그는 우주의 신호를 활용한 앨범을 제작했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앰비언트 음악의 대가인 그는 우주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의 음악’을 테마로 한 작품을 발표했다.
사운드 아트 프로젝트: NAS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우주의 음악’을 창작하는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주는 완전히 침묵하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는 직접 들을 수 없지만, 전자기파를 변환하면 다양한 천체에서 발생하는 신비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NASA가 공개한 블랙홀, 행성, 성운의 소리들은 단순한 과학적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가 우주를 듣고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되었다.

‘우주의 음악’은 인류가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는 더욱 풍부한 ‘우주의 교향곡’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